◇다행히도 재주 없어 나만 홀로 한가롭다/안대회 지음/328쪽·1만6000원·산처럼
고려시대부터 20세기까지 우리나라 시인들이 쓴 한시 가운데 아름다운 작품 152편을 뽑아 엮었다. 원문을 함께 싣되 번역은 정형시의 한계를 깨고 부드러운 자유시처럼 했다.
해설이 정갈하다. 시인의 삶과 그 시를 지은 전후 사정까지 고려해서 친절하되 군더더기 없이 풀었다. 원래 시에 대응하는 또 다른 시와 같다. 원문에선 딱딱한 한문과 절제된 표현에 가려져 있지만 시인이 당시에 품었을 법한 몽글몽글한 정서를 현대적 정서로 담아냈다. 한시는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줄 책이다.